베트남 투자

그냥 갑자기 생각난 '2011년 베트남과의 첫 만남'

해외투자전문 2018. 2. 9. 23:10

그냥 갑자기 생각난 '2011년 베트남과의 첫 만남'

 

 

내가 베트남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교 여름방학 때 '해외문화탐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시작되었다. 내가 당시 베트남에 간다고 했을 때, 같이 대학을 다니던 동기 형은 왜 그딴 곳을 가냐고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베트남은 '그딴 곳'이 맞았다. 아는 것은 쌀국수, 베트남 전쟁, 호치민 딱 세가지 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어디서 들으셨는지 베트남에 가려면 A형간염 예방 주사를 꼭 맞고 가야한다고 해서 가기 전에 주사까지 맞고 갔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호치민 관광지와 봉따우 관광지만 방문하는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게 예방 접종을 하고 가야 하는 곳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웃긴 일인데 관광가이드 하시는 분들이 베트남은 소매치기가 많으니까 스마트폰과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지 않게 잘 보관하라고 했는데, 같이 갔던 형은 걱정이 많이 되었는지 힙색을 허리하고 돌아다녔다. 작년에 하노이에 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니 서울이나 도쿄, 뉴욕 같은 곳에서도 소매치기는 많이 있다. 너무 베트남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의 첫 느낌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나는데, 공항에서 출국심사를 하고 나오니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쳐다보고 신기해했다. 지금이야 베트남에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가서 그렇게 눈에 띄지 않지만, 그때는 생각보다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그때는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안 돼서 몸 관리도 잘 되었고, 외모의 신경을 많이 쓰던 시기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너무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불을 차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일이지만, 살짝 연예인병에 걸렸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관심에 약간 흥분한 상태에서 점심을 먹으러 쌀국수 가게에 갔었다. 쌀국수 한 그릇에 1800원 밖에 안했는데 상당히 맛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콜라가 3백 원 이라는 사실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콜라만 많이 마셔도 이번 여행은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 같다. 밥을 먹고 시내에 있는 관광지 몇 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베트남은 베트남만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뭐든지 엄청 싸다는 것이었다. 관광지를 돌아다닐 때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물건을 팔기위해 다가왔는데, 안산다고 이야기하면 물건 가격이 자꾸 내려가는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5$라고 했던 모자가 가격이 자꾸 내려가더니 1$까지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재미있는 일이었다. 사기를 당하지 않겠다고 택시비 미터기를 계속 지켜봤던 것도 생각난다. 벤에 7명 정도가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분명 미터기에 나와있는 금액보다 기사 아저씨가 만 동을 더 받는 것이었다. 아까 그딴 곳 왜가냐고 했던 형이 베트남에 따라왔는데, 택시 기사아저씨에게 만 동을 다시 돌려달라고 막 따졌었다. 그때 우리는 한국말로 우리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는 거 아니냐고 심각하게 이야기 했었는데, 나중에 호텔에 가서 다시 생각해보니 7명이 택시를 탔는데 5백 원 가지고 택시기사랑 싸우는거 좀 오바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면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베트남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은 아직 못 만나봤고, 오히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베트남인만 만나봐서 그런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나는 개인적으로 어드벤처형 인간이다. 사실 2011년에는 큰 호텔 주변에도 밤 9시만 넘으면 주변에 할 것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상점도 문을 닫았고, 즐길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다. 그래도 해외여행까지 나왔는데 그냥 잠을 자는 것이 너무 아쉬워 같이 온 '그딴 곳' 형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서 펍 같은 곳에 들려 맥주나 한잔 하려고 했는데 한 2분 정도 걷다 보니 너무 무서웠다. 2011년의 호치민 그런 곳이었다. 밖에서 하의만 입고 돌아다니시는 분들도 많았고, 인상이 너무 강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으스스했다. 결국, 가볍게 5분만 돌아보고 호텔로 들어왔다. 그만큼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지지 못한 곳이었고, 역사시간에 사진으로만 보았던 우리나라 80년대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에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시내를 들러보았는데, 여기도 역시 교통지옥이었다. 물론 한국과 차이점이 있다면, 오토바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베트남인들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교통수단일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과 가족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도구이다. 지금은 그런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지만 그 당시 만해도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에 수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오토바이에 닭장을 싣고 가는 사람도 볼 수 있었는데, 마치 서커스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오토바이로 인한 교통사고는 베트남의 큰 문제이다. 정부도 이에 심각성을 느끼고 사고와 안전을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내가 처음 방문한 시기에만 해도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사고가 나면 사람이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4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에도 교통사고가 나는 모습을 몇 번 보았는데, 중요한 생계 수단인 오토바이가 망가져서 울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젊은 친구들에게 오토바이는 자신을 상징하는 상징물의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일본의 유명한 브랜드 오토바이를 무리해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중국,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베트남 사람들의 자존심이 강한 것은 상당히 유명한데, 그러다보니 오토바이 소비를 통해서 자신들을 표현하고자하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최근에도 오토바이틀 통해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스마트폰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단언컨대 베트남의 경제 상승으로 소득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는 집, 자동차, 명품가방 등도 자신의 지위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게 될 것이다.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관광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빌딩을 건설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건설 중인 빌딩 앞에 분양 홍보물이 있었는데, 베트남어로 적혀있어서 관광가이드 분에게 뭐라고 쓰여 있는 것인지 물어봤다. 당시 호치민 내에 있는 건물이었는데 상가 분양가가 한국 돈으로 평당 60만 원 정도라고 말씀해 주셨다. 평당 6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있었던 형과 나이키 매장을 차리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가이드가 베트남에서 한국인이 상가분양을 받을 수 없다고 이야기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아쉬웠던 이유는 대학생이 보기에도 베트남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던 곳이었고, 무엇보다 앞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만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그냥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확신하고 있다.

마지막 날 자유 쇼핑 시간이 있었는데, 대학생이었던 우리들은 금 시세를 알아보러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생각인데 베트남이 물가가 많이 싸니, 금을 싸게 사가지고 한국에 가서 팔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4박 5일 여행가서도 돈 벌 생각을 하다니 참 기특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실제로 돌아다녀 봤는데 당연히 금 가격은 한국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사실상 금을 매입하고 다시 판매하면 거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정도였다. 많이 아쉬워하면서 이 이야기를 가이드에게 했더니, 차라리 베트남 예금을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이야기 해 주셨다. 은행에 예금을 하면 무려 연 금리가 11~13%가까이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때는 '내가 베트남 돈이 또 필요할 일이 있을까?', '살면서 베트남에 몇 번이나 오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흘려들은 이야기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예금을 통해 베트남과 더 가까워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여행으로 맺어진 베트남과 나의 인연은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만약 여행을 통해 베트남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투자를 결정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내가 항상 경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단순히 지식만 가지고 시작하면 깊이 있게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하지만 경험과 지식이 결합되면 다양한 현상을 더 깊이 있게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베트남에 더 자주가게 되고, 베트남 친구들 더 많이 사귀게 되었다. 최근에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베트남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서 조금씩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경험, 지식에 네트워크까지 더해지면 더욱더 강한 투자 인사이트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